사물은 그 자체의 물질적 가치도 중하지만그로 인해 파생되는 좋은 감정과그 위에 쌓이는 기억의 깊이 덕에 더욱 중해진다. 거실 장을 볼 때면그 위로 드리우던 오후의 부드러운 햇살과닦아도 늘 조금씩 뿌옇던 창틀,잔잔하게 흐르던 쳇 베이커의 목소리,그리고불안과 설렘이 함께 어려있던 그 시절의 공기가거의 동시에 떠오른다.가구를 만든 지 오래되지 않았던 시절,무엇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 채어쩐지 마음이 부풀어 지내던 날들. 다른 이들의 공간에는어떤 감정과 기억들이 쌓이고 있을까.오늘의 비가 땅으로 고요히 스미듯얇고 좋은 시간이 담담히 스며들기를 바라며누군가의 가구를 다듬는오늘의 아침.